Warehouse/꺼꾸로 읽는 삼국지 12. 차주는 유비가 죽였다 늘푸른 봄날처럼 2019. 4. 19. 20:21 ■ 차주는 유비가 죽였다 . . [삼국지연의] 제21회에서 조조는 건안 4년(199)에 유비에게 명령해 원술을 서주에서 막고 공격하게 한다. 그러나 조조는 곧 이를 후회하며 서주자사인 차주에게 편지를 보내 유비를 암살하라고 명령한다. 이에 차주는 진등과 모의해 유비가 성 밖으로 나가 영자의 백성을 둘러보고 오는 것을 습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진등이 이것을 아버지인 진규에게 말하자 진규는 이를 유비에게 알려주었다. 이렇게 해서 유, 관, 장은 미리 음모를 알게 되는데, 성급한 장비는 화를 참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차주를 죽이러 가자고 한다. 이때 관우가 장비를 말리며 말했다. "계략에는 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야음을 틈타 조조의 군이라고 속여 차주를 성 밖으로 불러내 죽이도록 하자." 계략을 세운 관우와 장비의 군사는 장료의 군사들로 위장하고는 성 밖에 도착했다. "문을 열어라." 그러나 차주는 문을 여는 것을 주저했다. 이때 진등이 말했다. "괜찮소. 문을 여시오!" 진등의 말에 차주는 말에 올라 병사 천여 명을 이끌고 성 밖으로 나와 적교를 빠져나오며 큰소리로 물었다. "장료 장군님, 어디 계십니까?" 그 순간 불길이 오르며 관우가 한 손에 청룡언월도를 들고 말을 달려왔다. 관우가 차주를 공격하자 얼마 되지 않아 차주는 말머리를 돌려 도망쳤다. 서둘러 적교를 건너려 했던 차주는 성벽 위에서 진등의 명령을 받은 병사들이 일제히 화살을 발사하는 것을 보고 성벽을 따라 도망쳤다. 관우는 곧바로 도망가는 차주를 뒤쫓아가서 한칼에 말에서 떨어뜨리고, 그 목을 베어 돌아왔다.. 이렇게 해서 유비는 다시 한 번 서주를 손에 놓게 되었다. 그렇다면 관우가 차주를 속여 성을 빼앗고 차주를 죽인 것은 사실일까? 서주자사인 차주의 죽음에 대해 정사의 <무제기>와 <선주전>, <관우전>에는, "원술이 진류에서 패한 후, 조조는 유비에게 명해 서주에서 원술을 막아 싸우게 했다. 그러나 정욱, 곽가의 간언을 듣고 나서 조조는 유비를 보낸 것을 후회했다. 그렇다고 해서 뒤따라잡을 수 도 없었다. 조조가 우려한 대로 유비는 동으로 진출해 재빨리 하비를 점령하고, 서주자사인 차주를 공격해 죽인 후, 관우에게 하비를 지키게 하고 자신은 소패로 돌아갔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으로 보아 알 수 잇듯이 [삼국지연의]의 묘사방법은 정사와 크게 차이가 있다. 속여서 성을 빼앗고 차주는 죽인 것은 유비이지 관우가 아니었다. 그런데 원, 명 이래의 잡극, 문학작품, 연극 등에서는 예외없이 차주는 관우가 베어 죽인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나관중도 이 이야기를 창작할 때 선인들의 창작성과를 헤아려서, 앞뒤는 안 맞지만 차주를 벤 공적을 관우의 이름으로 기록한 것이다. 그렇게 한 목적은 관우의 이상적 상을 만들어내기 위함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