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백유경(百喩經)

28. 코를 바꾼 부인

늘푸른 봄날처럼 2019. 4. 19. 13:39



    코를 바꾼 부인.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의 부인은 매우 아름다웠는데, 다만 코가 추하게 생겼다. 
    그는 밖에 나갔다가 남의 부인이 얼굴도 아름다운 데다가  
    코마저 매우 호감가게 생긴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저 여인의 코를 베어다가 내 아내의 얼굴에 붙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는 곧 남의 부인의 코를 베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급히 그 부인을 불렀다.
    “여보, 빨리 나와 보시오. 당신한테 좋은 코를 주겠소.” 
    그 부인이 나오자 그는 곧 그 코를 베고 이내 남의 코를 그 부인의 얼굴에 붙였다. 
    그러나 서로 붙지 않았으므로 그 코만 잃어버리고 
    헛되이 그 부인에게 큰 고통만 당하게 하였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늙은 사문(沙門)ㆍ바라문(婆羅門)이 큰 이름과 덕이 있어, 
    세상 사람들의 공경을 받고 큰 이양을 얻은 것을 보고 말한다. 
    “나도 저 사람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는 부질없이 스스로 덕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여 
    결국엔 이익도 잃고 
    또한 자신의 품행까지 해치게 되나니 
    그것은 마치 남의 코를 베어다가 부질없이 
    자신까지 해치는 것과 같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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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