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장자의 智慧

없는 것조차 없는 것이 절대적인 없음이다.

늘푸른 봄날처럼 2019. 4. 14. 10:50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만져도 잡히지 않는다.
    
    빛이 공간에게 물었다.
    “자네는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하지만 공간은 말이 없었다. 
    그래서 빛이 공간을 자세히 바라보았더니 공간은 텅 빈 채 아득하기만 했다. 
    빛은 온종일 바라보았으나 보이지도 않았고, 
    들리지도 않았으며 만져봐도 잡히지가 않았다. 
    그래서 빛이 이렇게 말했다.
    “지극하다. 누가 이런 신묘한 경지에 이르렀단 말인가? 
    나는 무의 경지라는 것이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없다는 것조차 없는 절대적인 없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다. 
    모든 존재를 무로 여기는 절대적인 경지는 
    현묘한 덕을 지닌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인데, 
    내가 어떻게 그런 경지에 이를 수가 있겠는가?”
         
    없는 것조차 없는 것이 절대적인 없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