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백유경(百喩經)

24. 참깨와 볶은 참깨

늘푸른 봄날처럼 2019. 4. 13. 14:15



    참깨와 볶은 참깨.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날 깨를 먹어 보고 맛이 없다고 생각하여 
    볶아 먹었더니 매우 맛이 있었다. 그는 곧 생각하였다. 
    '차라리 볶은 깨를 심어 나중에 맛있는 깨를 생산해내는 것이 좋겠구나.'
    이런 생각을 한 그는 깨를 볶아서 심었는데 영원히 싹이 날 리가 없었다.
    세상 사람들도 이러하여 보살로서 오랜 겁 동안 수행하다가 
    어려운 실행과 괴로운 실천에 의거하는 것이 즐겁지 않다고 생각하고는 
    '차라리 아라한이 되어 빨리 나고 죽음을 끊는 공이 매우 쉽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뒤에 불과(佛果)를 구하려 해도 
    끝내 그 과위를 얻지 못하고 만다. 
    비유하면 마치 저 볶은 종자는 싹이 날 리가 없는 것처럼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또한 그와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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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