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백유경(百喩經) 20. 왕의 횡포 늘푸른 봄날처럼 2019. 4. 6. 10:07 왕의 횡포. 옛날 어떤 사람이 왕의 잘못된 죄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왕은 매우 포악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 도리가 없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매우 화를 냈다. 그러나 누가 그런 말을 하였는가를 끝까지 조사해보지 않고, 곁에 있던 아첨하는 사람의 말만 믿고 어진 신하를 잡아다 그의 등살을 벗겨내도록 명령하여 백 냥 정도의 살을 베어 내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나서서 그 사람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증명하자, 왕은 마음으로 곧 뉘우치고 천 냥 정도의 살을 구해다가 그의 등에다 보충하게 하였다. 한밤이 되자 그는 신음하며 매우 괴로워하였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물었다. “왜 그리 괴로워하는가? 그대에게서 백 냥 정도의 살을 베어낸 것에 대해 그 열 배를 너에게 주었는데 그래도 만족스럽지 않은가? 왜 괴로워하는가?” 곁에 있던 사람이 대답하였다. “대왕이 만일 아들의 머리를 베었다면 아무리 머리 천 개를 얻는다 하더라도 그 아들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와 같이 비록 열 배의 살을 얻었지만 고통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도 그와 같아서 후생(後生)을 두려워하지 않고 현세의 즐거움만 탐하여 중생을 몹시 괴롭히고 백성들을 마음대로 부리고 재물을 많이 짜내면서도 죄가 없어지고 복의 과보가 있기를 희망한다. 그것을 비유하면 저 왕이 사람의 등살을 베어 낸 뒤에 남의 살로 보충해 주면서 그가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 《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