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백유경(百喩經) 12. 석밀장(石密漿)을 달이는 사람 늘푸른 봄날처럼 2019. 3. 22. 16:12 석밀장(石密漿)을 달이는 사람.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검은 석밀장을 달이고 있었는데 그 때 어떤 부자가 그 집에 왔다. 그 어리석은 사람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당장 이 흑석밀장을 퍼다가 저 부자에게 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물을 불 위에 조금 떨어뜨리고 부채로 불 위를 부채질하면서 식기를 기다렸다. 곁에 있던 사람이 말하였다. “밑의 불이 꺼지지 않았는데, 거기에 부채질을 한다해도 어떻게 식는단 말인가?” 사람들 모두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하며 비웃었다. 이것은 마치 외도가 왕성한 번뇌의 불은 끄지 않고, 얼마간의 고행을 행하여 가시덤불 위에 눕거나 혹은 5열(熱)1)로 몸을 지지면서 맑고 시원하며 고요한 도를 구하지만 끝내 그리 될 수 없고 한낱 지혜로운 이의 비웃음을 받을 뿐 아니라 현재엔 괴로움을 받고 미래엔 재앙이 흘러들게 하는 것과 같다. 1) 몸 주위 사방에 불을 피우는 것과 태양의 열기를 말한다. 이러한 고행을 하는 사람들을 오열자신외도(五熱炙身外道)라고 한다. ----------------------------------- 《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