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고사성어 018. 눌언민행(訥言敏行) 늘푸른 봄날처럼 2019. 3. 11. 15:53 ■ 눌언민행(訥言敏行) '느린 말과 빠른 행동'이라는 뜻으로 '말은 신중하게 하고, 실행(實行)은 민첩하게 하는 것'을 비유한다. '논어(論語)'의 '이인(里仁)'편에 나오는 "군자는 말은 신중하게, 실행은 민첩하게 하려고 한다(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는 말에서 유래했다. '논어'에는 언행(言行)에 관한 공자의 말씀이 많이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그의 제자 '재여(宰予)'에 관한 일화가 '공야장(公冶長)'편에 보인다. '사기(史記)'의 기록에 의하면, 공자에게는 3000여 명의 많은 제자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육예(六藝)에 정통한 자가 72명이나 되었으며, 그중에서도 '재여'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뛰어난 제자로 특히 언변(言辯)에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어느 날 '재여'가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공자는 이를 보고 "썩은 나무는 조각도 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장은 흙손질도 할 수 없으니, 더 이상 '재여'를 꾸짖을 게 뭐 있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공자는 '재여'가 더 이상 가르쳐도 소용없는 제자라고 생각하였다. 또 공자는 "처음에는 사람을 평가할 때에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믿었다. 그런데 이제는 사람을 평가할 때에 나는 그의 말을 듣고도 그의 행실을 관찰한다. 이렇게 생각이 바뀐 것은 '재여'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공자는 사람들이 언행(言行)이 일치(一致)하지 않는 것을 개탄하였다. 그래서 차라리 실천할 수 없는 말은 하지도 말고, 실천하기 어려우니 평소에 아예 말을 적게 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는 '위정(爲政)'편에서 "말하기 전에 행동하고, 행동하고 나서 말하라"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