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백유경(百喩經) 7. 남을 형이라 부르는 사람 늘푸른 봄날처럼 2019. 3. 10. 03:41 남을 형이라 부르는 사람. 옛날에 단정한 용모에 지혜를 갖추고 또 재물이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온 세상 사람들이 그 사실을 듣고 모두들 찬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때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이러한 것을 보고 그를 자기 형[我兄]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그에게 재물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재물을 얻어 쓰기 위해 형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빚을 갚고 나자 자기 형이 아니라고 하였다. 곁에 있던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어째서 재물이 필요하면 남을 형이라 하고 빚을 갚고 나자 다시 형이 아니라고 말하는가?” 어리석은 사람이 대답했다. “나는 그의 재물을 얻기 위해 그를 형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내 형이 아니기 때문에 빚을 갚았을 때에는 형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웃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것은 마치 저 외도들이 부처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는 가만히 훔쳐다 자기 것으로 삼아 쓰는 것과 같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그에게 그대로 수행하라 하면, 그는 기꺼이 수행하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양(利養)을 위하여 저 부처의 말을 끌어다 중생들을 교화하지만 실제 사실로 말하는 것이 아니거늘 어떻게 그대로 수행하겠는가?” 이것을 비유하면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을 얻기 위하여 남을 자기 형이라 하다가 빚을 갚고 나자 다시 형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같나니, 이것 역시 그와 마찬가지이다. ----------------------------------- 《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