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고사성어

016. 낭중지추(囊中之錐)

늘푸른 봄날처럼 2019. 3. 8. 16:51


    
    ■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뛰어난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주머니에 있는 송곳처럼 바깥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비유한다. 
    또 '추처낭중(錐處囊中)', '영탈(穎脫, 송곳의 끝이 튀어나오다)', 
    '탈영이출(脫潁而出)'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기(史記)'의 '평원군열전(平原君列傳)'에서 유래했다. 
    '평원군'은 전국(戰國)시대 조(趙)나라의 대신인데 인재를 잘 키우기로 유명하다. 
    진(秦)나라가 조나라의 수도 한단(邯鄲)을 공격하자, 조나라는 초나라와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하려고 평원군을 파견하기로 한다. 평원군은 식객(食客) 중에서 
    문무를 겸비한 사람 20명을 선발하여 함께 초나라로 가려고 한다. 
    평원군이 말했다. 
    "담판을 지으면 다행이지만, 안 되면 우격다짐해서라도 맹약(盟約)을 
    반드시 맺어야 한다. 함께 갈 사람은 우리 식객 중에서 선발하겠다." 
    19명은 선발했으나 나머지 한 명은 적당한 사람이 없었다. 
    이때 '모수(毛遂)'라는 식객이 자신을 추천하며 말했다. 
    "마침 한 사람이 부족하니 저를 뽑아 주십시오." 
    평원군이 말했다. 
    "선생은 제 문하에서 얼마나 계셨습니까?" 
    "3년 됐습니다." 
    "훌륭한 선비는 마치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처럼 송곳의 끝이 
    튀어나오게 돼 있습니다. 3년이 됐다고 하는데 선생을 추천하는 이도 없고 
    선생의 재능에 대해서 들은 바도 없으니, 선생은 안 됩니다." 
    '모수'가 답했다. 
    "그래서 오늘 저를 주머니 속에 넣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만약 저를 일찌감치 주머니에 넣어 주셨다면 아마 송곳의 끝부분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 드러냈을 겁니다." 
    이러한 언변으로 '모수'는 평원군과 함께 초나라로 가서 
    합종(合從)을 성사시킨다. 
    이에 평원군은 "모 선생의 세 치밖에 안 되는 혀가 
    백만이나 되는 군사보다도 강하다"라고 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