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그리스神話

Daphnis and Naise / 다프니스와 나이스

늘푸른 봄날처럼 2019. 2. 19. 22:17

Daphnis and Naise



다프니스와 클로에 - 프랑수아 파스칼 시몽 제라르


    다프니스와 나이스
    월계수 숲속에 살던 님프들이 숲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하고 
    월계수 숲에서 얻었으므로 월계수의 아들이란 뜻으로 다프니스라고 
    이름을 지어 주고 자신들이 키우기로 했다. 
    다프니스는 숲의 님프들에게 귀여움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서 
    그 숲에서 양을 치던 히메라와 함께 양을 치는 목동이 되었다. 
    다프니스는 음악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 양을 지키면서 가끔 무료한 시간을
    보낼 때면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가 부르는 노래는 은은하고 때로는 구슬프기도 했고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워 누구나 호감을 갖게 되었다. 
    특히 월계수를 신목(神木)으로 하는 아폴론도 그를 아껴주었고 
    어리고 약한 자들을 돌보는 책임을 맡았던 여신 아르테미스도 그를 아껴주었다. 
    목축의 신이기도 하면서 음악과 악기제조에도 능했던 판은 
    다프니스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다가 거기에 어울리는 피리를 만들어 주었다. 
    피리를 받아든 다프니스는 그 자리에서 피리를 연주 했는데 
    어찌나 애절하고 매력적인지 온 숲의 풀벌레들도 숨죽여 듣고 있었다. 
    그때부터 판은 그를 더욱 아껴주고 보호해 주었다. 
    그렇게 신들의 사랑을 받다보니 청년이 된 다프니스는 조금은 오만해졌다. 
    그의 노래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피리소리를 듣는 님프들은 누구나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자 기고만장하며 이렇게 호언장담을 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저토록 많지만 
    어느 누가 나를 사랑으로 유혹해도 나는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어.”
    그러자 사랑에 관한한 도도하기로 소문난 에로스와 아프로디테는 
    그의 오만에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사랑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은 
    곧 자신들이 맡고 있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여신들은 그런 그를 혼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님프들 중 아주 아름다운 님프, 강의 님프인 나이스를 그에게 보냈다. 
    사랑을 지배하고 있던 여신들은 이미 그에게 사랑의 마음을 부여했으므로 
    다프니스는 나이스를 보자마자 사랑에 푹 빠지고 말았다. 
    사랑의 포로가 되어버린 그는 사랑의 노래를 지어 부르며 
    그녀에게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곤 했다. 
    그가 제대로 사랑에 빠져들자 여신들은 님프의 마음을 움직여서 
    이번에는 그에게 사랑의 맹세를 받아내게 했다. 
    나이스는 그런 여신들의 의도를 알지는 못했지만 
    다프니스가 자신에게 목을 매는 것을 알자 
    다프니스에게 사랑의 맹세를 하지 않으면 그 사랑을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 
    “정말로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이제 앞으로는 절대로 
    다른 여자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고 맹세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사랑을 거부하겠어요.”
    다프니스는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므로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사랑을 맹세하지 않으면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니, 
    그로서는 그녀의 말을 거부할 이유도 없었을 뿐더러,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녀와의 사랑에 빠진 지금 그에게는 그녀만이 그 자신의 전부였다. 
    “아 물론이요. 절대로 다른 여자에게는 관심 가질 이유도 없고,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할 것을 맹세하노니 내 사랑을 받아주오.”
    그의 간절한 맹세를 받고 나자 그녀는 그의 애인이 되기로 했다. 
    이렇게 하여 다프니스와 나이스의 사랑은, 꿈같은 날들로 지속되었다. 
    누가보아도 어울릴 만큼 두 사람은 아름다웠고, 
    그야말로 행복에 겨운 다정한 한 쌍이었다. 
    둘은 언제나 함께 했고, 늘 행복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나날이 아름다운 낙원이었으며. 꽃도, 나비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피조물들은 전부 자신들을 위해 마련되어있는 것 같았다. 
    


다프니스와 클로에 - Charles Gleyre
    
    다프니스와 크세니아 
    다프니스의 꿀처럼 달콤한 생활을 사랑의 여신들이 그냥 보고 있을 리가 없었다. 
    여신들은 자신들이 아껴주었던 만큼 자신들에게 도전했던 다프니스를 
    더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사랑의 여신 에로스와 아프로디테는 
    이번에는 그의 달콤한 사랑을 깨기위해 그에게 아름다운 인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신들에게 선택받은 여인은 크세니아라는 처녀였다. 
    묘한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눈을 가진 처녀 크세니아는 
    사랑의 신들이 자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단지 쾌청한 날씨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산책을 하던 중 우연히 다프니스를 만나게 되었고, 
    신들의 유도로 인해 그녀는 다프니스를 보자 한 눈에 사랑에 빠져들었다. 
    그를 보는 순간 다프니스라는 남자가 가슴 속에 꽉 차오는 묘한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해서든 그 남자를 자신의 남자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타올랐다
    그녀는 지체 없이 다프니스에게 접근했다.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고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은 필시 하늘의 천사 같았다. 
    나긋나긋한 걸음걸이,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 앵두같은 입술, 
    온몸에 어린 교태어린 분위기까지, 그런 완벽한 미를 갖춘 그녀를 보자 
    다프니스는 숨이 멎을 것 같았지만 동시에 아내의 화난 모습이 떠올라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가까스로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녀의 눈길을 피했다.
    온갖 교태를 부리며 다가가도 다프니스가 쉽게 넘어오지 않자, 
    그녀는 쉽지 않은 일임을 직감하며, 은방울같은 목소리로 그에게 술을 권했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그도 권하는 술을 못이기는 체하며 받아마셨다. 
    한 잔이 들어가자, 크세니아의 모습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보였고 
    다시 한 잔을 마시자 그는 미치도록 그녀가 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렇게 술에 취할 수록 차차 긴장이 풀어지고 정신이 몽롱해져 
    결국 그는 크세니아의 사랑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아내와의 맹세 때문에 주저하던 그도 지금이 사랑의 천국이요 지상낙원이었다
    그가 새로운 사랑에 빠져 아내라는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을 때,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아내는 남편을 찾아 나섰다가
    다프니스가 다른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그녀의 눈에는 불꽃이 튀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앞 뒤 계산할 여유도 없이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저주하며 
    그의 두 눈을 마구 찔러버렸다. 
    그가 다른 여자에게 빠졌던 것은 눈으로 보았던 탓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그의 두 눈에서는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오르고. 
    크세니아는 간신히 그곳을 벗어나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고 말았다. 
    눈이 멀어 앞을 볼 수 없게 된 다프니스는 크세니아와 일순간의 사랑에 빠져 
    자신의 맹세를 잊었던 일을 후회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다프니스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판이 주었던 피리를 불며 
    그 피리소리에 맞추어 구슬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불행을 눈물로 부르는 그의 노래는 차마 듣기 어려울 정도로 애잔했다. 
    그가 그렇게 강가에 홀로 앉아 피리를 불며 구슬픈 노래를 부르던 어느 날 
    그는 그만 발을 헛딛어 강물에 빠져버렸다. 
    앞을 보지 못하는 그가 강에 빠져서 허우적거렸지만 
    나이스를 배신한 것을 괘씸게 여기던 님프들은 아무도 그를 구해주지 않았다 
    그가 물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다시 강이 고요를 되찾았은 얼마 후 
    강 속에서 구슬픈 피리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소리는 어찌나 애처로웠던지 듣는 이들의 애간장을 녹이게 하였고 
    지금도 강가에서 조용히 마음을 기울이면 그 피리소리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다프니스와 클로에 
    



다프니스와 클로에 -Marc Chagall
    이 다프니스의 신화에서 모티브를 빌려와 2∼3세기경의 작가 롱고스는 
    다프니스와 클로에라는 연애소설을 썼고 또 그것을 기초로 쓴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발레곡이 유명하다
    이 발레는 러시아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감독이 
    발레 뤼스의 1909년 파리 첫 시즌 공연에 올릴 작품을 라벨에게 의뢰하였으나 
    라벨은 안무가 미하일 포킨의 에로틱한 시나리오를 매우 거북해 하고 
    늑장을 부려 1912년이 되어서야 초연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이 신화에서 모티브만을 차용해 왔을 뿐 그 스토리는 전혀 다르다
    이야기의 무대는 에게해(海)의 레스보스섬의 농장으로 되어 있다. 
    이 섬에서 염소를 사육하던 어떤 사람이 버려진 한 사내아이를 주워다가 
    ‘다프니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어 양육하였고, 
    2년쯤 후에 또 이웃 목장에 버려진 여자아이를 데려다가 
    ‘클로에’라고 이름 짓고 양육하였다. 
    두 아이는 자라서 마침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데, 
    해적들의 내습 등등으로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국 다프니스는 농장주의 아들임이 판명되고, 
    클로에도 훌륭한 가문의 딸임이 밝혀져, 
    두 사람은 행복하게 결합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고대소설의 공통되는 요소를 많이 포함하면서도, 
    전체의 목가적인 분위기나 무대의 통일성, 성교육적인 
    대목 등, 다른 그리스 ·로마의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널리 애독되며, 
    근대 작가에게 미친 영향도 크다.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 같은 작품이라고 보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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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회화작품으로도 유명한데
    프랑수아 파스칼 시몽 제라르의 작품이 제일 유명하고
    우리가 잘아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도 유명하다
    자연주의 화가 밀레도 이들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이 '다프니스와 클로에'가 
    그리스 신화의 원전인 줄 착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