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논장(論將)
19. 논장(論將) - 장수의 자질을 헤아려라
무왕이 물었다.
“장수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논하면 대략 어떤 것이 있소?”
여상이 대답했다.
“장수에게는 5가지 미덕과 10가지 결점이 있습니다.”
무왕이 물었다.
“그 내용을 상세히 듣고 싶소.”
여상이 대답했다.
“오재(五材)는 용(勇), 지(智), 인, 신, 충을 말합니다. 용맹스러우면 범하지 못하고, 지혜로우면 어지럽히지 못하고, 인자하면 사람을 사랑하고, 신의가 있으면 남을 속이지 않고, 충성스러우면 두 마음을 품지 않습니다. 십과(十過)는 지나치게 용감해 죽음을 가벼이 여기고, 지나치게 서둘러 성급히 공을 세우려 하고, 욕심이 과해 이익을 지나치게 밝히고, 지나치게 어질어 인정에 견디지 못하고, 총명하기는 하나 내심 겁이 많고, 신의가 있기는 하나 사람을 지나치게 잘 믿고, 청렴결백하기는 하나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지모가 있기는 하나 결단하지 못하고, 굳세고 과단성이 있기는 하나 독선적이고, 마음이 여려 책임을 남에게 즐겨 떠넘기는 사람을 말합니다.
지나치게 용감해 죽음을 가벼이 하는 자는 상대방이 화를 돋우면 쉽게 격노해 목숨을 잃기 십상입니다. 지나치게 서둘러 성급히 공을 세우려 하는 자는 상대방의 지구전 작전에 말려들 소지가 큽니다. 욕심이 과해 이익을 지나치게 밝히는 자는 상대방이 뇌물을 쓰면 쉽게 무너집니다. 지나치게 어질어 인정에 견디지 못하는 자는 이런저런 일로 신경을 쓰는 탓에 심신이 쉽게 지칩니다. 총명하기는 하나 내심 겁이 많은 자는 곤경에 처하면 속수무책입니다. 신의가 있기는 하나 사람을 지나치게 잘 믿는 자는 적의 속임수에 쉽게 넘어갑니다. 청렴결백하기는 하나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상대방의 무함과 모욕적인 언사에 스스로 무너지고 맙니다. 지모가 있기는 하나 결단하지 못하는 자는 상대방의 기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합니다. 굳세고 과단성이 있기는 하나 독선적인 자는 상대방의 부추김에 쉽게 넘어가 함부로 자존망대(自尊妄大)하다가 일을 그르칩니다. 마음이 여려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자는 상대방에게 농락당하기 십상입니다.
전쟁은 나라의 큰일이며, 존망의 갈림길입니다. 나라의 명운이 장수에게 달려 있는 셈입니다. 장수는 군국(君國)을 보필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역대 군주는 장수를 중히 여겼습니다. 장수를 임명할 때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말하기를, ‘전쟁이 벌어지면 양쪽이 다 이길 수도 없고, 양쪽이 다 질 수도 없다’고 한 것입니다. 군사가 국경을 넘어 적지로 출병한 지 열흘 이내에 적국을 없애지 못하면 반드시 군사가 패하고 장수가 죽는 일이 빚어집니다.”
무왕이 말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