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한국사의 亂

■ 96각간의 난(九十六角干 ― 亂)/ 신라

늘푸른 봄날처럼 2019. 1. 30. 11:39


    
    ■ 96각간의 난(九十六角干 ― 亂),
    
    ■ 768년(혜공왕 4) 신라에서 일어난 전국적인 전란.
    기록에 따라 사건의 연도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8세기 후반부터 신라에서는 국왕을 정점으로 한 집권적인 지배체제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귀족연립적인 성격으로 복귀하고 있었고, 
    이것은 혜공왕대에 집중적으로 일어난 정변을 통하여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되었다.
    정치적인 안정기를 누린 경덕왕대와는 달리 아들인 혜공왕은 즉위과정에서부터 
    귀족들의 반발이 있었던 듯하며 8세라는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태후가 섭정했다. 
    혜공왕은 장성한 후에도 무절제하여 기강이 해이해지고 
    귀족들간의 권력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혜공왕의 즉위 후 곧바로 일길찬(一吉飡) 대공(大恭)이 
    그 아우 아찬(阿飡) 대렴(大廉)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33일간 왕궁을 에워싸고 
    공방을 벌였으나, 결국 진압되어 9족이 죽음을 당했다.
    이를 시작으로 왕경을 비롯한 전국의 96각간이 서로 싸우는 전란이 일어났다.
    이 전란은 당(唐)에까지 알려져 중국측 기록에는 3년을 끌었다고 되어 있다.
    <삼국유사〉에는 대공이 각간(角干)으로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남산신성(南山新城) 안에 있던 장창(長倉)이 불탔고 
    패배한 귀족들의 재산 가운데 사량(沙梁)·모량(牟梁) 
    등지에 있었던 것을 왕궁으로 실어날랐다고 하며, 
    전란은 석 달 만에 진정되었다.
    이를 계기로 상을 받은 자가 많았고 
    죽임을 당한 자도 헤아릴 수 없었다고 한다. 
    전란은 겨우 진정되었으나 이후 빈발한 왕위계승전으로 
    결국 혜공왕은 재위 16년 만에 김지정(金志貞)과 
    김양상(金良相)·김경신(金敬信)의 세력다툼 과정에서 
    살해당했고, 신라의 집권적 지배체제는 
    실질적인 붕괴기에 접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