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혼전계 (混戰計)] / 19計 부저추신 (釜底抽薪)
[제4부 혼전계 (混戰計)]
적이 혼란한 와중을 틈타 승기(勝機)를 잡는 전략이다.
19계 부저추신(釜低抽薪) : 가마솥 밑에 땔나무를 빼내다
20계 혼수모어(混水摸魚) : 물을 흐려 고기를 잡다.
21계 금선탈각(金蟬脫殼) :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위기를 모면하다.
22계 관문착적(關門捉賊) : 문을 잠그고 도둑을 잡다.
23계 원교근공(遠交近攻) : 먼 나라와 사귀고 이웃 나라를 공격하다.
24계 가도벌괵(假途伐虢) : 길을 빌려서 괵(虢)나라를 정벌하다.
19計 부저추신 (釜底抽薪) : 가마솥 밑에 땔나무를 빼내다
한(漢)나라 경제(景帝)는 제후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중앙의 힘을 강화시키기 위해 조조(鼂錯)를 등용하여 제후들의 영지를 삭감하기 시작했다. BC154년, 이에 반발한 오(吳)나라 왕 유비(劉濞)와 초(楚)나라의 왕 유무(劉戊)가 조(趙), 교서(膠西), 교동(膠東), 치천(菑川), 제남(濟南) 등의 제후국과 연합하여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바로 ‘오초칠국(吳楚七國)의 난’이다.
경제는 반란군을 무마하기 위해 조조를 처형했으나, 오왕 유비는 오히려 황제를 칭하며 반란군을 이끌고 양(梁)나라를 공격했다. 경제는 태위 주아부(周亞夫)를 장군으로 임명하여 반란을 진압하게 했다. 주아부는 병마를 이끌고 형양(滎陽)으로 달려가 부하 장수를 시켜 왼쪽에는 식량, 오른쪽에는 무기고가 있는 요충지인 형양을 수비하게 하고, 자신은 군사를 이끌고 창읍(昌邑)으로 물러나 굳게 지키는 한편, 군사를 보내 오나라의 보급로를 끊게 했다. 이로써 오나라와 초나라의 식량 수송로는 완전히 차단되었다. 바로 솥 밑에서 타고 있는 장작을 다 빼낸 것이다. 오왕 유비와 초왕 유무는 양나라의 수도를 맹공격하다가 이 소식을 듣고 양나라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고 주아부와 한판 대결을 위해 군사를 몰아 창읍으로 진격했다. 이미 반란군의 식량 보급로를 끊어 버린 주아부는 반란군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진지를 굳게 지키기만 했다. 양쪽 군대가 여러 날 동안 대치하는 상황에서, 반란군은 식량이 떨어져 군사들이 굶주릴 지경이었으므로 조급한 마음에 자주 싸움을 걸었다가 결국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오왕이 주도한 수십만의 반란군은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한 채 자멸하여, 반란은 석 달 만에 평정되었고, 반란군의 왕들은 모두 자살을 했거나 죽음을 당했다. 이로써 여러 제후의 권력은 약해지고,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강화되었다
부저추신(釜底抽薪)은 솥 밑의 장작을 꺼낸다는 뜻으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계책이다. 원문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不敵其力, 而消其勢, 兌下乾上之象 - 적의 예봉과 직접 맞닥뜨리지 않고 적의 기세를 꺾는 방법을 강구하라. 이는 물을 상징하는 태(兌)가 밑에 있고 하늘을 상징하는 건(乾)이 위에 있어 부드러움으로 굳셈을 제압하는 것과 같다
36계 병법 중 혼전(混戰)의 상황에서 사용하는 부저추신(釜底抽薪)은 ‘가마 솥(釜) 밑에(底) 있는 땔나무를(薪) 빼내라(抽)’는 뜻이다. 가마솥의 끓는 물을 식히기 위해 무리하게 찬물을 부어 식히면 순간적으로 물은 더욱 기세가 강해지고, 뜻밖의 불행한 상황을 맞이할 수가 있다. 무리하게 가마솥을 손으로 들어 옮기려고 한다든지 하면 손을 데이거나 물을 엎지를 수가 있다. 활활 타고 있는 장작 중 몇 개를 잘 선택하여 슬며시 잡아 빼내면 끓는 물은 진정되고 안전하게 원하는 불조절을 할 수 있다.
강한 적을 만났을 때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고 강함의 근원을 찾아 근절시키는 전략이 바로 부저추신(釜底抽薪)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