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례(大禮)
4. 대례(大禮) - 군신의 도리를 지켜라
“군신의 예법은 어찌해야 하오?”
문왕이 이렇게 묻자 여상이 대답했다.
“군주는 높이 임해 두루 살펴보고, 신하는 안심하고 아래서 보필합니다. 군주는 군림하면서 신하를 소원하게 대해서는 안 되고, 신하는 안정되게 보필하면서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군주는 은택을 두루 펴야 하고, 신하는 안정되고 진중한 자세로 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은택을 두루 펴는 것은 하늘을 본받은 것이고, 안정되고 진중한 자세는 땅을 본받은 것입니다. 군주와 신하의 자리와 직책이 분명하면 군신의 예법은 이내 이루어지게 됩니다.”
“군주의 몸가짐은 어찌해야 하오?”
“일을 처리할 때 자상하고, 원만하고, 조용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절도가 있어 안정된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신민(臣民)에게 잘 베풀어야 합니다. 결코 신민과 이익을 다투어서는 안 됩니다. 겸허한 마음을 지녀야 하고, 사람과 사물을 대할 때 공정해야 합니다.”
“군주가 신하의 말을 들을 때는 어찌해야 하오?”
“경솔히 허락의 뜻을 표해서도 안 되고, 면전에서 거절해서도 안 됩니다. 경솔히 허락하면 군주가 지켜야 할 절조(節操)를 잃게 되고, 면전에서 거절하면 언로를 막게 됩니다. 군주는 마치 높은 산과 같은 모습을 보여야 신하가 그 봉우리를 볼 수 없고, 깊은 심연과 같아야 신하가 그 깊이를 헤아릴 길이 없게 됩니다. 군주는 신령(神靈)처럼 신통하고 밝은 덕을 모두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지극히 공정하면서도 안정된 통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문왕이 다시 물었다.
“군주는 어찌해야 사물을 밝게 볼 수 있소?”
“눈은 명량(明亮)하고, 귀는 영민(靈敏)하며, 마음은 기지(機智)를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천하의 눈으로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이 없고, 천하의 귀로 들으면 들리지 않는 것이 없으며, 천하의 마음으로 생각하면 알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바퀴살이 바퀴통으로 폭주(輻輳)해 나아가듯이 천하인의 눈과 귀, 지혜가 군주에게 쏠리도록 하면 추호도 총명이 가려지는 일은 없습니다.”